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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29 23:53

돌아보고 기억하고 기록하시기 바랍니다.

돌아보고, 기억하고, 기록하시기 바랍니다.
- 다시 노무현 대통령께

거짓의 진실

거짓말에는 두 가지 목적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부끄러운 행위를 감취기 위한 것이 그 첫 번째 이유일 것이고,
두 번째 이유는 앞으로 행할 부끄러운 행위의 정당성을 구하기 위할 목적으로 사실이 아닌 것을 이야기하고 주장하는 것이 바로 이 거짓말의 진실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거짓말에도 종류가 있습니다. 거짓이라고 해서 모두 손가락질을 받고 욕먹을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선의의 거짓말도 있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가장 악질적이고 더러운 거짓은 그 거짓말로 인해 본인 스스로도 진실을 망각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게 아마 당신께 보내는 마지막 편지가 될 것 같습니다. 인간적 연민과 동정으로 마지막 편지를 씁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이게 정말 마지막입니다.

독도의 진실

일본이 그랬습니다.

독도는 일본땅이라고 말입니다.

이런 일본의 발언은 거짓입니다. 당신도 알고 나도 알고 우리국민 모두가 알고 있는 거짓말입니다. 이 거짓의 진실은 앞으로 행할 부끄러운 행위 -영유권 주장-를 정당화하기 위한 더러운 거짓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당신도 나도 화가 나있습니다. 제가 더더욱 화가 나는 것은 이들의 이 악질적이고 더러운 거짓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는 사실 때문입니다. 역사적 왜곡을 밥 먹듯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들은 알고 있습니다. 자신들의 거짓을 너무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나마 이들은 반성을 할 수 있는 최소한의 가능성이라도 있습니다. 그러나 제게 보기엔 당신이나 우리 정부는 이런 최소한의 가능성도 상실해 가는 것 같습니다.

이라크의 진실

아직도 이라크의 평화와 재건을 위해 파병을 했다고 이야기 하실 겁니까?

오늘 뉴스에도 이라크 내의 여러 가지 어려운 정국에 관한 뉴스 보도를 접할 수 있습니다. 전쟁을 개시한지 2년이 넘도록 또 종전을 선언한지 일년이 넘도록 또 과도 정부를 수립하겠다는 공언 이후에도 이라크의 상황은 달라질 기색이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아니 어쩌면 당신과 부시가 바라는 그런 이라크는 앞으로 영원히 없을 것처럼 보입니다. 독재자를 권좌에서 몰아내고 당신들이 선물한 것 은 혼란과 분열이었습니다. 이라크인들에게 필요 했던건 독재자의 제거가 아니라 스스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혹시 알고 계신가요? 오늘의 이라크의 상황이 해방과 분단의 시기에 우리 역사와 닮아 있다는 사실 말입니다. 그래서 누군가는 이야기 합니다. 이라크는 분단 될 것이라구요...크루드족과 시아파와 수니파로 갈기갈기 찢어 질 거라구요. 온 세상 사람들 다 알고 있는 이야기를 오직 당신만 모르고 있는 것 같아 이야기 합니다. 그 더러운 전쟁에 함께 동참했던 많은 나라들이 철군과 지지철회를 선언했습니다. 경제적 이익 이전에 이 더러운 거짓에 더는 하루도 동참 할 수 없다는 결단과 선언이었습니다. 자기 국민이 살려달라는 아우성에 그들은 뒤 돌아 계산기 두드리지 않았습니다. 10억불 100억불 보다 노동자, 기자 단 한명의 생명을 위해 군대를 철수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때 당신은 무엇을 하고 있었습니까?


평화와 재건을 위한다는 군대는 아무도 모르는 새벽을 골라 야반도주하듯 언론과 국민들을 따돌리면서 대한민국을 떠나야 했습니다. 살려 달라고 울부짖는 김선일씨의 절규에 우리정부가 한 일은 협상이 아니었습니다. 우리가 얻은 것이 무엇인지 묻고 싶습니다. 아직 수습의 기미조차 볼 수 없는 전쟁이니 조금만 시간을 달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겐 반면교사가 있습니다. 베트남 전쟁을 기억하시는지요? 이라크 전쟁만큼 아니 미국의 이라크 침공만큼 더러운 전쟁이 바로 미국의 베트남 침공이었습니다. 우리는 그 더러운 침략전쟁을 거들었던 비극적인 역사적 기억이 있습니다. 구구절절이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제가 지난 3번의 베트남 방문을 통해 아직도 그날의 고통들로 하루하루를 살아야 했던 많은 살아남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전쟁은 아니라고 더는 전쟁은 아니라고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베트남의 진실

운동장 한 가운데 한국군에 의해 죽어간 사람들의 위령비가 있고, 교실 뒤에 죽은 자들과 함께 학교생활을 해야 하는 초등학생들에 대해 생각해 보신 적 있습니까? 매일 매일 자기가 살아 나왔던 죽음구덩이를 봐야 하는 할머니의 심정을 이해 할 수 있습니까? 살아서 평생 앞을 볼 수 없게된 사람의 심정을 이해 할 수 있습니까? 이게 당신들이 이야기 했던 자유와 평화를 지키는 일이었는지 묻고 싶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베트남을 경험하고도 또 이라크에 군대를 보낼 수 있는 당신들의 정신상태가 궁금했습니다. 이제 마지막으로 당신께 부탁드립니다. 우리 교과서에 분명히 그 비극적인 일에 대해 기술할 것을 요청 드립니다. 예전에 미국이 저지른 나쁜 전쟁에 참여해서 경제적 이익을 구한 적이 있다고 말입니다. 그리고 또 미국이 저지른 나쁜 전쟁에 최근에도 참여해서 국민도 죽이고 경제적 이익을 구하고 있다고 말입니다. 그리고 다시는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 역사적 사실 앞에 겸허히 반성과 용서를 구하시기 바랍니다. 독도의 영유권 주장 이전에 저는 이런 역사적 진실을 겸허히 수용하고 반성 할 줄 아는 당신과 우리나라가 되길 바랍니다. 기억하지 못하면 단 한발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일본에 협조하여 독립 운동가를 고문 했던 친일파들을, 제주도에서 민간인을 상대로 발포 명령을 내렸던 그 자들을, 한국전쟁에서 죽어야 했던 억울한 민간인들을, 베트남전쟁에서 죽어간 어린아이들과 민간인들을, 그리고 광주에서 그리고 다시 이라크에서 죽어간 그 죽음들을 말입니다.

전쟁의 진실

저는 다시 네 번째 베트남 행을 준비 하고 있습니다. 지난번 여행을 제게 무척 힘든 여행이었습니다. 영혼의 집을 짓는 내내 제 귀에 들여왔던 환청 때문이었습니다.


억울해...억울해...억울해...


결국 저는 병원 신세를 지고 돌아 왔습니다. 내내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누구의 목소리였을까? 그리곤 그 목소리의 주인공을 알아냈습니다. 그 목소리는 억울하게 죽어간 베트남 사람의 목소리였습니다. 또 그 목소리는 아무것도 모르고 전장에 버려졌던 어린 한국군 병사의 목소리였습니다. 전쟁은 그런 것입니다. 누구도 행복할 수 없는 행위입니다.

아직도 많은 베트남 사람들이 전쟁의 고통에서 고생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끝난 이야기는 아닙니다. 참전을 했던 많은 한국군이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당하고 있습니다. 전쟁을 주도한 미국은 아예 이 전쟁을 잊혀진 전쟁이라고 합니다. 결국 남은 것은 무엇입니까?

다시 네 번째 베트남 행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2003년에 다녀온 빈영 마을로 다시 갈 예정입니다. 그리고 그 모레무지에 누워있는 그 분들을 다시 만나고 올 작정입니다.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이제 다시 시작하면 되는 것입니다.

제일 먼저 전쟁에 참여 했던 참전자들의 오늘을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베트남 전쟁에서 행했던 일들을 하나하나 기록하고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라크에 나가 있는 우리 군대를 지금 곧 철수하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우리 역사에 평화를 기록하시기 바랍니다. 더러운 거짓의 역사를 드러내고 기억과 화해를 통해 평화의 역사를 기록하시기 바랍니다. 평화는 일상입니다. 기억입니다. 그리고 화해입니다. 당신과 함께 일상에서 기억하고 화해하고 평화를 만들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부탁드립니다. 마지막으로...

2005년 기억과 화해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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